- 본문 중에서
이히이히히히힉~~~~~~~ 나는 스멀스멀 천천히 그 놈 쪽으로 얼굴만!! 정확히 얼굴만 살짝 돌렸다. 몸은 언제라도 필사적으로 도망갈 수 있는 폼으로, 아마 딴 데서 보면 진짜 이상한 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런 게 문제더냐? 살고 봐야지.
그리고 물론 절대 눈은 쳐다보지 못했다. 무서우니까.
"엉?...요...왜?.....요…"
"너 이름이 뭐냐?"
"억?"
허거덕!!!!!!!! 젠장!!!! 완전히 찍혀 버린 건가 봐! 이름까지 물어오잖아... 이를 어째... 이를... 갑자기.. 그 장면이 떠올랐다.
리안이 기집애 앞에서 오토바이로 갈아 버리겠다고 협박하던 그 모습. 그 오토바이 앞엔 내가 부들 거리면서 서 있는.
안돼!!! 그냥 궁금했어. 어떤 모습으로 부르는지, 누굴 떠올리는지 그냥..
"야!!"
"어?"
난 제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.
"이름!!!!"
"김..아영."
"똥개라고 부르지."
"뭐?"
그럴 거면 왜 물어본 거야? 저 자식!!! 빠직 빠직!!
"첫날 똥물 뒤집어 쓰고 있었으니까."
"똥물 아냐!!!!!!!!"
"너 지금 소리질렀냐?"
헉!!!! 미.. 미쳤나부다.. 내가...
"아???? 아..냐.. 설마 그런 짓을 하겠어?"
"그래. 그게 니 컨셉이지. 비굴!"
뎅당!!!!!! 저게 지금 뭐라는 거야? 시비 걸라고 불렀냐? 빠직!!!
"너 호기심이 상당히 왕성하던데."
잠깐... 이 놈 지금 나랑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지? 이렇게 말 많이 하는 놈이던가? 커억!!!!! 대단하다. 이것도 대화잖아? 이걸 그 기집애가 봐야 하는데, 그 기집애가!!!!!! 난 순간적으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. 이 근처에 없어? 분명 그년 반 근천데. 우리 반이 떴다면 그게 먼저 대기 하고 있을 텐데.
그때 갑자기 민하가 내 얼굴을 확 잡아 당기더니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금방이라도 터뜨릴 듯이 꽉 쥐었다..
뜨아~~~~~~~~~~~~~~~~~~~~
"왜...아파~~~~~~~"
양 볼 살에 얼굴이 짜부라져서 말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. 젠장 딥따 웃길 거 아냐. 스타일 다 꾸겨 버리네, 정말.
"너 내가 말하는 거 안 들려?"
아앗!!!! 맞다. 대화 중이었지??? 대화 맞긴 하냐, 정말 쪼잔한 자식. 지 얘기 안 듣고 있다고 삐질 건 또 뭐야?
"아하하하하..."
"웃지 마. 너 얼굴은 푸르스름해져 가지 고는."
"아하하하~"
그럼 지금 이 상황에서 너 같으면 우냐? 살려달라고?
"너 그 호기심 때문에 다칠지도 모르겠다. 조심해라. 두고 보는 중이니까."
"아.. 하하하하.."
보지마!!!!!! 보지 말라고!!!!!!!
(맑은 날의 햇살이라는 한자.)
1976년생이며, 의상과를 졸업하였다. 순정만화 작가였으며 만화시나리오 작업 중이다.
지은 책으로는 처녀작 <화이트>로 데뷔하였으며, <런투유>, <날 우습게 보지마>, <거부할 수 없는 남자><도깨비가 우는 밤;매곡지야>를 전자책으로 내놓았다.
<미소로 깨운 너>출간 예정이다.
http://sujinart.wo.to 에서 로맨스 소설 <악마같은 그대>집필중이다.